[10급공무원] 10급공무원, 기능직공무원 일반상식 - 성공의 조건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성공한 대통령의 모델로 꼽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이겨내고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등극하는 기반을 닦았다. 대법관을 지낸 올리버 홈스는 프랭클린을 “지성(intellect)은 이류지만 일류의 자질(temperament)을 갖춘 인물”이라 평했다. 명석한 두뇌나 해박한 지식보다는 소통 능력이나 리더십, 균형 감각 등이 지도자의 덕목으로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1940년 12월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이 루스벨트에게 SOS 를 쳤다. “미국에서 사들인 무기로 독일 침략에 맞서 버텨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돈이 없습니다.” 루스벨트는 영국에 무상으로 무기를 제공하려 했으나 의회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는 의회에 대한 직접 설득 대신 백악관 기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우회 전략을 썼다. 내용을 주입하기보다는 단순 명쾌한 비유를 동원했다. “이웃집에 불이 났는데 내 정원에 긴 호스가 있다고 칩시다. 호스를 주며 돈을 받아야겠습니까, 아니면 불부터 끄도록 해야겠습니까.” 장삿속을 버리고 민주주의의 병기고가 되자고 호소한 그는 어느새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었다.
조지 W 부시도 루스벨트처럼 전시 대통령으로서의 성공을 꿈꾸었다. 9·11 테러를 목도한 그의 머릿속에는 루스벨트가 당한 진주만 기습이 오버랩됐을 것이다. 그는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우리가 살해하는 테러리스트가 새로이 테러에 가담하는 사람보다 많으면 이기는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테러조직 가담자는 갈수록 늘어났다. 붙잡힌 포로들은 한결같이 “미국이 먼저 ‘전쟁’을 걸어왔기 때문에 맞싸울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전쟁’이란 단어를 쓴 작명에서부터 실패를 잉태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영국은 정부 공식 문서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란 용어 사용을 금지했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이 사례를 들어 부시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하드파워(군사력)만 과신한 나머지 대테러전의 명분을 전파하고 전쟁 이후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소프트파워)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가 새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건 그가 일류의 지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거기다 일류의 자질까지 갖췄다면 그는 성공을 예약해 둔 셈이 된다. 다행히도 그는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적절히 활용하는 균형 감각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가 부시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란 성급한 예견이 나오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