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2009. 1. 14. 10:43
일본판 PC방인 '넷카페'는 원룸형이고 공동 샤워실과 세탁실도 갖췄다. 몇 년 전부터 집 없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 '넷카페 난민(難民)'이 늘었다. 작년에 일본 정부가 조사해보니 5400명이 넘었고 하루벌이 노동자들이 많았다. 3년 전 패스트푸드점들이 밤샘 영업을 시작하면서는 하룻밤 1만2000원 하는 넷카페 요금도 없어서 햄버거 하나 시켜놓고 엎드려 자는 사람들이 생겼다. '맥(맥도날드) 난민' '햄버거 난민'들이다.
▶'맥 난민'의 원조는 대개 24시간 영업하는 미국 패스트푸드점들이다. 집 없는 노숙자 '홈리스(Homeless)'들이 살림살이 가득 담긴 쇼핑카트를 끌고 와 하룻밤을 보내곤 했다. 요즘엔 집 대출금을 못 갚아 거리로 쫓겨난 멀쩡한 사람들이 찾아든다. 작년에 미국에서 일자리 260만 개가 사라졌다. 최근 오하이오주에만 고리대금업체 1650곳이 새로 열었다. 이 지역 맥도날드·버거킹·웬디스 가게를 합친 수보다 많다.
▶중국에선 신빈곤층을 '신빈족(新貧族)'으로, 버는 족족 써버려 늘 쪼들리는 사람들을 '월광족(月光族)'으로 부른다. 여기에 '궁망족(窮忙族)'이 가세했다. 황망하게 일하면서도 빈궁함을 면치 못하는 중국판 '워킹 푸어(Working Poor)'들이다. 요즘 상하이나 홍콩 패스트푸드점의 밤은 이들 차지다. 국제노동기구는 "올해 말까지 세계에서 하루 2달러 미만을 받는 노동자들이 1억400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올겨울 서울에도 '햄버거 난민'이 등장했다. PC방, 찜질방 갈 돈 아끼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나 콜라 하나 시켜놓고 추위와 밤을 피하는 사람들이다. 첫 버스나 전철을 기다리는 노동자, 손님을 기다리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식탁 위에 엎어져 선잠을 잔다. 남자보다 여자가 많다고 한다. 지하도 아무데서나 자기가 어려워서일 것이다.
▶서울 아침 체감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맹추위가 며칠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강도 작년보다 한 달 가까이 일찍 얼었다. 가뜩이나 마음이 추운 새해 벽두, 몸까지 춥다. 추위는 가난한 이들에게 더 혹독하다. 차가운 콜라 두어 번 채워가며 밤 새우는 노숙자, 밤에 산 햄버거 절반을 남겨 아침으로 먹는 노동자들에겐 칼바람이 뼛속까지 후비고 들 것이다. 일본 도쿄도(都)는 작년에 '넷카페 난민' 지원센터를 두고 생활자금도 60만엔씩 대출해준다. 춥고 어두운 시절일수록 그늘진 곳을 더욱 세심하고 따뜻하게 보듬어야 한다.
출처 : 10급공무원, 기능직공무원 대표교육원 굿이그잼(http://goodex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