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옆 오막살이에 사는 아기가 듣는 소음은 어느 정도일까. 철길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기차 지나가는 소리는 약 85데시벨(㏈)이라고 한다. 밤에 어른이 심하게 코고는 소리와 비슷한 수준의 소음이다.
소리의 상대적 크기를 나타내는 데시벨은 전화기를 발명한 그레이엄 벨의 이름을 따온 단위이다. 대체로 조용한 방은 30㏈, 생활소음은 40㏈, 일상의 대화는 60㏈쯤 된다. 승용차 내부 소음은 80㏈, 잔디 깎는 기계 소리는 90㏈, 록 콘서트는 120㏈, 제트엔진 소리는 140㏈ 정도이다. 10㏈씩 증가할수록 소리의 세기는 10배씩 강해진다. 20㏈은 10㏈의 2배가 아니라 10배이며, 0㏈보다는 10배의 10배이므로 100배 강한 소리다. 따라서 일상의 대화 60㏈과 차 안의 소음 80㏈은 소리의 강도가 무려 100배나 차이가 난다.
소음 수치에 대한 쉬운 비유가 있다. 소음도가 80㏈ 정도인 술집에서 6명이 술을 마시며 대화하려면 큰 소리로 떠들어야 한다. 소음이 85㏈이면 다 함께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3명씩 자리를 나눠야 한다. 술집 음악이 헤비메탈로 바뀌어 90㏈이 되면 옆사람 귀에다 입을 대고 말해야 간신히 들을 수 있다. 데시벨 한 눈금 차이는 이렇게 크다.
데시벨 수치가 높아질수록 소리는 소음으로 변한다. 소음이 지속되면 공해가 되고, 강도를 더하면 폭력이 된다. 보통 85㏈ 이상의 소음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청각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폭죽 소리처럼 140㏈을 넘어서는 소음은 청력을 바로 해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그러나 참을 수 있는 소음의 기준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시장통에서도 태연히 잠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집 개 짖는 소리에 잠을 설치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이에겐 듣기 좋은 음악도 다른 이에겐 소음에 불과하기도 하다.
전국 33개 도시의 주민들이 밤낮없이 소음에 시달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용 주거지역 소음도가 대부분 도시에서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가장 심각한 천안의 경우 밤 시간에 52㏈로 나타났다. 식당의 소음이 약 50㏈이니, 밤에도 손님들 떠드는 소리에 파묻혀 잠을 청하는 셈이다. 도시에서는 이제 ‘칙칙폭폭 기차소리 요란해도 잘도 자는’ 아기가 되어야만 잠들 수 있다.
※ 굿이그잼을 통해 10급공무원을 만나보세요. |
| |
|